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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Q&A

안티폰 승압트랜스 시청소감.

2019.01.13 23:28

이정균 조회 수:739

안녕하세요? 이정균입니다. 오랫만에 하뮤에 글을 올립니다. 하뮤회원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지난번에 제가 오디오라이프란에 <아날로그의 어려움>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는데 아래 조진님이 올리신 글을 보니 제가 경험했던 것과 비슷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계셔서 혹시 도움이 될까하는 마음에서 조심스레 글을 올립니다.


 조진님이 올리신 글을 읽어보니 조진님과 제가 느꼈던 문제의 공통점은 성악에서 특히 여성 소프라노 솔로에서 높고 큰 음량으로 나올 때 음이 갈라지는 현상입니다. 바늘에 먼지가 끼었을 때 나는 소리 같기도 하고, 바늘이 달아서 바늘이 음구 아랫부분까지 접촉할 때 나는 듯한 소리 같기도 하고, 음반 자체가 불량으로 제작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신경이 많이 쓰였었습니다. 그전까지 문제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은데 여러 음반을 테스트해도 증상이 비슷했습니다. 특히 제가 애지중지하는 자발리쉬가 지휘한 페르골레지 <슈터바트 마터 돌로로사>반에서 소프라노 아리아에서 그런 증상이 날 때는 아날로그를 때려치우고 싶은 짜증이 솟구치기도 하였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나름 내공을 총동원해 노력을 많이 해보았지만 별무신통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현상이 그동안 CD음을 많이 듣다보니 내가 지나치게 LP의 잡음에 민감해져서 그러는 것인가? 하는 마음으로 체념 비슷하게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알텍 스피커를 울리기 위해 앰프에 안티폰 입력 트랜스를 사용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안티폰 승압트랜스를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과거에 제가 사용해본 승압트랜스로는 대충 기억을 더듬어 보면 파트리지 TH-9708,TH-8901, 코터2, 오르토폰T3000, T2000, FR트랜스FRT-3. 등을 사용해보았습니다. 파트리지는 무난했던 기억이 남아있고 코터2는 섬세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그러다가 오르토폰 T2000을 마지막에 사용했습니다. 게인이 높아서 소리가 시원시원하고 동호인들 사이에 인기가 있어서 소장하고 있는 자체로 만족감을 주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 느닷없이 위에 적은 대로 심란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던 것입니다.  


제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점차 오디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하나는 오디오를 가급적 정리해서 간소하게 하자는 생각. 한 때는 돈 아까운 줄 모르고 오디오를 사들이고 바꿈질을 했던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 부질없다는 생각입니다. 자식놈들이 지들 눈도 못뜨던 간난 아기 때부터 애비가 오디오에 빠져서 집에서 오디오 소리가 그친 적이 없건만 어찌된 노릇인지 자식놈들이 집에 있는 오디오는 거들떠 보지도 않고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고 있으니 내가 죽으면 집에 있는 오디오가 고물상에 헐값에 팔려 나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때 더욱 더 그렇습니다. 또 다른 생각은 그와는 반대로 내가 이제 나이들면서 점점 귀도 어두워지는데  좋은 청력으로 음악들을 수 있는 시간은 기껏해야 10년에서 15년 남짓밖에는 남지 않았으니 들어보고 싶은 오디오 소리나 여한없이 실컷 들어보고  죽자는 생각. 이런 두가지 상반된 생각이 늘 제 맘속에 맴돕니다. 


어렵사리 안티폰 승압트랜스를 받아서 연결했습니다. 첫 번 청음은 뚜렷한 인상이 없습니다. 밋밋합니다. 뭐야 별거 아니잖아? 하기사 승압트랜스 하나 바꿨다고 뭐 크게 달라지겠어. 다 그런거지. 했습니다. 며칠 뒤 두번 째 청음. 큰 기대없이 들어봅니다. 자발리쉬 지휘 페르골레지 슈타바트마터 돌로로사. 편안하게 연주됩니다. 볼륨을 좀더 올렸습니다. 소프라노 아리아 고음의 큰 음량에서도 전혀 찌그짐 없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소리가 나옵니다. 어! 갑자기 긴장됩니다. 그리고 집중하여 소리를 들었습니다. 소리가 평탄합니다. 저음 중음 고음 어느 한 파트가 두드러지거나 부족하지 않습니다. 전대역에 걸쳐 평탄하다는 말.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비로소 명확하게 깨달아지는 느낌입니다. 설레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시 며칠이 지나서 세번 째 청음. 늦은 저녁 홀로 거실 소파에 앉아 베토벤 현악사중주59-2. 라주모프스키를 들었습니다. 아! 이런 느낌 정말 처음입니다. 해상력이 딱히 칼같이 좋은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박진감이 넘치지도 않습니다. 이 소리의 본질을 뭐라고 표현할 마땅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참으로 고귀한 느낌입니다. 젖어듧니다. 편안하고 자연스럽습니다. 오르토폰 T2000을 오래 사용했으니 그 소리를 잘 기억하는데 그 소리와 비교할 때 T2000을 사용하시는 분들께 정말 죄송한 말씀이지만 더 이상 T2000의 소리를 들을 수 없을 거 같습니다.  


한 5~6년 전 인천 동신 전자에 정말 신품같은 T2000이 매물로 나왔습니다. 가격은 140. 시세보다는 약간 비쌌지만 너무 상태가 좋아서 즉시 구입했습니다. 오디오 하면서 내가 소유하고 사용하던 물건이 가격이 오르고 거래도 쉽다면 오디오 생활하기가 한결 용이해집니다. 바꿈질 해보고 싶은데 내가 팔고싶은 물건이 거래가 잘 이루어지지 않거나 큰 손해를 보고 처분해야하는 상황이 되면 많이 속상합니다. T2000은 아날로그 애호가들 사이에서 나름 인정을 받고 인기가 좋은 제품이니 손해볼 일이 없는 물건입니다. 그렇지만 안티폰 승압을 사용한 이후, 안티폰 소리를 듣게 된 이후  T2000이 제게 아무 의미가 없게 되었습니다. 처분하려고 장터 시세를 알아보니 대략 200정도 합니다. 몇 년 새 가격이 올랐습니다. 아마 내가 이 놈을 계속 소유하고 있으면 가격이 계속 오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안티폰 승압트랜스. T2000보다도 비쌉니다. 아마도 내가 사는 순간부터 가격은 떨어지고 거래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소소한 문제들이 제겐 더 이상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내 인생에서 오디오 생활이 얼마나 남았다고. 가격이 올라 이익을 보면 얼마나 본다고. 그런  것들이 안티폰 승압으로 인해 하찮게 느껴집니다.


안티폰 승압트랜스. 사용자가 좋아하는 소리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다를 수 있겠지만 저는 정말 처연하고 비장하며 소리에 대한 모든 집착을 버리게 하는 소리로 느껴졌습니다. 눈부시게 빛나는가 하면 칠흑같은 어둠이기도 하고 별거 아닌가 하면 도저히 인정하지 않을 수없이 대단하고. 정말 뭐라고 한 마디로 그 정체를 온전히 나타내기가 어렵습니다. 특정 제품에 대한 저의 이러한 찬사가 동호인들에게 비난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 조금도 두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간절히 기대합니다. 나와 공감하는 사용자가 나와서 날이 새도록 함께 소리에 대하여. 아날로그에 대하여. 승압트랜스에 대하여. 안티폰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참고로 제가 듣는 시스템을 소개합니다. 나의 오디오란에 올린 적이 있습니다만

고에츠블랙 or 데논 103sa - SME Ⅴ - 소타 스타 사파이어 - 오디오리서치 phono 3se - 안티폰 승압 - 자디스 레퍼런스 - 프로악 R3.8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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