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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뮤칼럼

스피커 크기와 감도

2007.05.23 14:08

하이파이뮤직 조회 수:10178 추천:434



스피커 크기와 감도


대부분의 유명 빈티지 스피커는 먼저 그 크기로 보는 사람을 압도하고 (못 본 분은 헤이리의 카메라타를 추천한다) 다음으로 그 거대한 스피커를 구동하는 앰프의 출력에 실망한다. 그 물건들을 보고 있자면 왜 그 당시 사람들은 미련스럽게 1-2w라는 저출력 앰프로 저토록 큰 스피커를 구동하려고 했을까하는 의문이 들 수밖에는 없게 만든다. 그 반면 요즘 스피커는 그보다는 작지만 더 큰 출력의 앰프를 사용한다. 이 글을 통해서는 우리에게 필요한 크기와 음량의 스피커는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자한다.



1950년대 말까지 제작된 스피커는 대부분 크고 감도가 높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크다’와 ‘고감도’는 ‘하나mono’와 ‘저출력’을 의미한다. 1958년에 스테레오가 처음으로 도입되기 전까지는 어떤 소스이던 모노밖에는 재생을 할 수 없었다. 이 말은 리스닝룸 어느 곳이건 스피커 하나만 있으면 음악 감상에 적합했으며 세팅의 문제도 거의 생기지 않았기에 크고 재미있는 형태의 스피커를 생산할 수 있었다. 또 당시 앰프제작기술이나 증폭을 위한 소재(진공관)에도 한계가 있어서 적은 출력에 하나의 스피커로 고감도의 큰 소리를 내어야 했기에 울림통을 크게 할 수 밖에는 없어 더 커지게 된 것이다.

하지만 스테레오가 도입되면서 문제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모노에서 스테레오로 옮겨가려면 모노 때와 동일한 스피커와 앰프를 하나씩 더 구입해야하는 문제가 야기되었다. 이 문제는 곧 집안에 두개의 거대한 모노 스피커를 놔둘 장소가 없다는 일차적인 고민을 안겨주었고,  다음으로 스테레오로 바뀜에 따른 소스, 앰프, 스피커 위치 선정 등 수없이 많은 골치를 음악애호가들에게 제공하였다. 이런 이유로 스테레오시대가 도래하면서 가정용 스피커의 크기는 어쩔 수 없이 작아질 수밖에 없었고 스피커 통 크기가 작아지면서 스피커의 감도도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스테레오의 도입으로 하이파이의 오디오의 최전성기가 시작된다(전성기는 1930년대가 아니다).  

60년대 말 트랜지스터의 도입은 가히 혁명과도 같은 사건이었는데, 소리의 문제를 떠나서 트랜지스터는 같은 크기, 같은 전기사용량, 같은 가격의 진공관 앰프에 비해 거의 10배에 가까운 출력을 내었다. 즉 10배적은 감도의 스피커가 10배 큰 감도의 스피커와 같은 크기의 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산술적인 계산이 가능하다. 앰프의 도움으로 스피커의 크기는 더욱 더 작아져 드디어 북셀프 스피커라는 작지만 고성능의 스피커들이 출현하기 시작한다. 필자가 사용해본 당시를 주름잡던 스피커로는 아마 AR과 BBC모니터인 3/5a가 대표주자일 것이다.

스테레오의 도입과 트랜지스터의 개발에 따른 소형 스피커의 시대, 이 시대가 소위 말하는 오디오 산업의 최전성기였으며 스피커의 소형화는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스피커제작업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었다. 일단 큰 스피커는 가격도 비싸고 불량률도 높았으며 내부 공진이 커서 착색이 심하게 일어났으면 운반과 판매가 용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소재의 발전이 스피커의 소형화를 더더욱 부추겼다. 이 전까지 사용할 수 없었던 강력한 페라이트 자석과 콘지에 바르는 코팅소재 또는 폴리프로필렌 콘지 등, 신소재 개발은 스피커를 더 작게 그리고 감도는 더 낮게 만들어갔으며 이에 따라 더 정확한 재생음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날 문득 연주회를 다녀온 후 구석에 박혀있는 소형스피커를 통해 음악을 듣다보면 이런 스피커가 정확한 음을 들려주기는 하지만 마치 연주회장 밖에서 텔레비전 화면으로 음악을 듣는 듯한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작은 스피커가 지닐 수밖에 없는 근본적인 한계는 감도가 너무나 낮기 때문에 아무리 출력이 높은 앰프를 사용한다고 해도 휘몰아치는 오케스트라의 감동을 느낄 수 없고, 스피커 크기에 따른 주파수의 한계로 가슴을 때리는 베이스도 온데간데 없으며 그저 짱알거리는 비쩍 마른 바이올린만 마주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스피커로 음악을 듣다가 상당한 크기를 갖는 풀레인지(여기서 풀레인지는 3-4way의 전대역재생 스피커를 의미)의 큰 스피커로 들으면 마치 거대한 창이 활짝 열리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작은 스피커의 감도가 너무 낮기 때문에(82dB도 있다) 현대 스피커 가운데 가장 감도가 높은 스피커는 104dB의 감도의 혼 스피커로 소형과 22dB이상 차이가 난다. 스피커 음량의 증가의 계산은 기하급수적이며, 이 의미는 혼 스피커의 1w와 같은 크기의 소리를 작은 스피커로 내려면 수백왓트로도 모자란다는 계산 뿐 아니라 스케일에서는 아예 소형으로는 재생이 불가능하다. 또 이 전 칼럼에서 말했듯 스피커의 음량에 따른 밸런스의 문제로 인해 소형스피커에서 밸런스를 희생하지 않고 낼 수 있는 소리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로 고능률의 스피커에는 아주 적은 출력의 삼극관 진공관이 제짝으로 소리를 내고 소형 스피커에는 출력이 좋은 트랜지스터 앰프가 제격인 것이다.

감도 혹은 스피커의 능률의 측면에서 보자면 어느 정도 넓은 방에서 완전한 스케일과 연주회장에서 느끼는 음량으로 감상하기 위한 용도의 소형스피커(85dB이하, 4옴 인피던스)는 너무 한계가 명확한데, 왜냐하면 스피커의 공간 장악력이 떨어지고 이 때 쯤이면 소리의 밸런스는 이미 무너질대로 무너져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대형 혼 스피커는 자금이나 공간의 문제로 그리 합당치 못하다.



그럼 우리 가정의 거실에서(7-9평) 가장 밸런스의 손해 없이 합리적으로 타당한 스케일과 전대역 음을 들을 수 있는 스피커의 감도는 얼마 정도가 좋을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개인차는 있겠지만 소형과 대형의 중간정도(89dB-97dB)의 3ways 정도의 스피커가 적당하지 않을까한다.

스피커, 너무 크면 왜곡이 심해지니 크다고 기죽을 필요도 없고 작으면 스케일은 작으나 정확하니 얕볼 필요도 없다. 그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기가 가진 공간을 알고 거기에 맞는 크기에 소리를 내 줄 스피커일 것이다.


글    하이파이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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