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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향기

스파게티 삶는 법

2003.11.15 12:49

용호성 조회 수:4963 추천:194



어제 탐방기 취재차 하뮤 회원 몇 분이 저희집을 방문하셨는데요. 저녁식사로 준비했던 파스타에 대한 문의가 있으셔서 이렇게 삶는 법을 올려드립니다. 전에 다른 커뮤니티에 올렸던 글인데 조금 보완해보았습니다. 참고하시고, 주말에 활용하셔서 사랑받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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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알아두셔야 할 것은 al dente 라는 용어입니다. 스파게티 면은 al dente의 수준까지 삶아야 하거든요. 이 말을 글대로 영어로 옮기면 for the tooth 로서 "뭔가 씹히는 정도로" 라는 뜻입니다.

요즘엔 그래도 이 al dente 수준으로 면을 삶는 식당이 늘어났지만 90년대 중반 정도만 해도 거의 우동가락처럼 스파게티 면을 삶는 곳이 허다했습니다. 요즘에도 제대로 된 이탈리안 요리를 하는 곳인지 알아보려면 스파게티 면발을 보면 됩니다.

근데 사실 이 al dente 수준으로 면을 삶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요리 경험이 많더라도 보는 것만으로 면이 얼마나 익었는지 알아내기는 쉽지 않습니다. 몇가지 방법을 소개합니다.

1. 봉지에 써있는 시간대로 삶는다.

스파게티 봉지에 보면 삶는 시간이 적혀있습니다. 대개 12분 내외입니다. 긴 것은 13분이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12분보다 짧습니다. 조금 가는 종류는 8-9분대인 것도 있고, 엔젤스 헤어같은 아주 가는 면발은 그보다도 짧습니다. 이 시간을 정확히 지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주의할 것은 우선 물의 양이 적어도 면의 10배 정도는 되어야 하고 그 만큼 삶는 용기가 충분히 커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스파게티 100그램(성인남자 1인분, 꽤 큰 접시에 가득차는 정도) 정도를 삶으려면 물의 양이 1리터는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정해진 시간 내에 면이 엉키지 않고 충분히 삶아질 수 있습니다. 아울러 화력이나 삶는 용기의 열전도율 등 제작특성에 따라서도 삶는 시간에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즉, 봉지에 써있는 시간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면의 양이나 용기 상태 등에 따라 결과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늘 정확한 방법이 되지는 못합니다.

2. 면을 끊어보아 중간에 하얀 심이 살짝 남을 때까지 삶는다.

통상 많이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하얀 심은 이른바 덜 익은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심이 남아있을 때 불을 꺼야만 이후 물기를 빼는 과정에서 면에 남은 열기로 자연스럽게 심이 사라지는 정도까지 적당하게 면을 익힐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 방법을 사용한다고 무조건 스파게티 면을 끊어보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상태의 면발을 포크에 걸쳐 올리면 축 늘어지지 않고 약간 뻣뻣한 모습을 보입니다. 조금 익숙해지면 이 상태만으로도 어느 정도 판단이 가능할 겁니다.

3. 면을 씹어본다.

면발 한줄을 집어 끝부분을 살짝 씹어볼 수 있습니다. 적당히 익은 경우 면발이 이에 달라붙지 않으면서 가운데 부분에 약간의 씹히는 기분이 있습니다. 번거롭기는 해도 가장 정확한 방법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만약 차가운 파스타, 즉 파스타 샐러드를 하는 경우에는 면이 퍼지는 걸 막기 위해 익은 파스타를 건져올려 바로 찬물에 헹구면 됩니다.

하지만 따뜻한 상태로 먹게 되는 보통의 파스타 요리에서는 일단 면이 적당히 삶아졌다고 판단하면 즉시 체에 걸러 물기를 빼줘야 합니다. 불과 몇초의 시간이면 파스타는 여지없이 굳고, 퍼지고, 엉겨붙어 버립니다. 이 지점에서의 사소한 부주의로 인해 너절한 파스타집 취급을 받는 곳이 많습니다.

물기를 빼고 나서는 (가급적 미리 덥혀둔) 넓은 볼에 넣고 요리 종류에 따라 소스, 버터나 올리브오일 혹은 치즈 등과 섞어줍니다. 좀 간편하게 하려면 소스팬에 소스를 그대로 둔 채 열기가 좀 가시게 한 후 여기에서 버무릴 수도 있습니다.

물기를 빼는 것에서 식탁에 올리기까지의 시간은 짧으면 짧을수록 좋습니다. 어떤 요리책은 수초 내에 이 단계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합니다. 면이 굳거나 퍼져버리면 스파게티 요리 자체를 망치는 것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물기를 빼는 체에 면을 몇분만 올려놔도 면의 표면이 굳어버리는데, 이렇게 되면 면발이 더 이상 소스를 흡수하기 힘든 상태가 되어버리고 맙니다. 혹시라도 시간착오로 이런 상태가 되면 온기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다시 약간의 물기를 살짝 뿌려주면 조금 보완이 됩니다. 그리고 물기를 뺀 면의 면에 버터나 올리브 오일를 살짝 넣어 버무리면 그 향을 더하는 것과 아울러 면이 퍼지는 정도를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물기의 상태는 소스가 상대적으로 물기가 없고 덩어리가 많은 것이라면 면에 물기가 좀 있는 상태가 좋고, 묽은 소스라면 물기가 적도록 하는 것이 면에 소스가 잘 배이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물에 소금을 넣고 끓이는 것입니다. 나중에 면이 엉키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올리브 오일을 조금 넣고 끓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는 주로 스파게티 면으로 설명드렸지만 페네나 푸실리나 그 밖의 파스타들도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소스와 면을 섞는 방법은 다음 기회에...

시나몬.

* 첨부사진은 새우와 브로컬리를 넣은 크림소스 페투치니입니다. 제 주종목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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