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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공연

[연말특집]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명반리뷰

2003.12.15 09:58

하이파이뮤직1 조회 수:16926 추천:602




교향곡 9번은 1823년말, 혹은 1824년초에 완성되었으니, 1812년에 완성된 8번과는 10년 이상 시간차이가 있다. 실제 교향곡 9번의 ,“혁신성”은 10년이라는 시간을 훨씬 초월하는 수준이다.  1악장의 불안정속에 형성된 모호하면서도 신비스런 분위기, 4악장의 신학적인 분위기속에 우주에서나 들릴법한 현대적 사운드! 베토벤은 6번 전원교향곡을 통해 표제음악에의 길을 열어주었고 9번 합창을 통해 교향곡에의 인성도입을 실현했다.

각 악장별로 조금씩 특징적인 부분을 살펴보면 1악장은 화성 중심인데 처음 시작에서 3음(파)이 빠진 D minor 화음이 매우 특징적이다. '파'가 빠진 '레'와 '라'인데 '파샵'이 더해지면 장3화음이고 '파'이면 단3화음이므로 이도 저도 아닌 모호한 상태인 것이다. 이것이 쓰여진 의미는 귀가 완전히 먹어버린 작곡가의 심리상태 등이 추측가능하지만 확언 하기는 어렵다.

1악장에 형성된 불안하고 모호하고 신비한 분위기는 희망이냐 절망이냐는 화두를 제시하면서 결국 더 들어보아야만 알 수 있다라는 정도로 매듭지을 수 있다. 2악장은 리듬 중심인데 강력한 팀파니의 연타는 마치 절규하는 듯한 혹은 유희적인 음진행이 뚜렷한 대조를 보여준다.

3악장은 외형적으로는 멜로디 중심인데 Adagio molto e cantabile의 느린음진행이 서정성을 나타내는 것인지 아니면 이제까지 흘러온 1, 2악장의 완성으로서의 음구조물로 볼 것인지에 따라 해석의 방향이 결정된다. 미리 말하자면 헤레베헤, 노링턴, 클렘페러, 푸르트뱅글러는 음구조물로 해석하였고, 다른 지휘자들은 모두 칸타빌래(노래하듯이...)로 해석하였는데... 의외(?)로 음구조물로 해석하는 것이 악장간의 일관성 측면에서 설득력이 강하다.

4악장은 앞에서 화성, 리듬, 멜로디를 모두 보여준 후 파격으로 치닫는 부분이다. 1, 2, 3악장을 송두리째 부인하는 베이스파트의 레치타티보는 파격의 극치이다. 교향곡에서 오페라를 도입한 셈이다. 4악장의 가사인 쉴러의 시는 철학적인 의미보다는 신학적인 의미에서 조망되어야 한다.

합창교향곡은 베이스와 팀파니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작품으로 오디오에 도전적 과제를 부여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합창교향곡을 만족스럽게 재현할 수 있는 오디오라면 거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1. 하모니아 문디, 헤레베헤, 샹젤리제 오케스트라, 1998년 실황

1악장에서 3악장까지 일관된 흐름이 이어진다. 전체적으로 무미건조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서정성을 배제하고 음의 객관적 단가를 중시하고 있다. 투명함을 유지하기 위해 비브라토도 배제하고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2악장의 연주시간(13분 19초)이 1악장(13분 30초)과 비슷한 것으로 과거 전통적 연주들이 2악장을 상대적으로 가볍게 다루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3악장은 충격적일 정도로 서정성을 배제하고 있어 전통적 연주에 익숙한 이들에게 매우 낯선 분위기이다.

그러나 4악장이 기존의 음악이론을 벗어난 파격과 자유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헤레베헤의 1~3악장 해석의 일관성은 곡 전체의 흐름으로 볼 때 매우 설득력있는 해석으로 볼 수 있다. 4악장은 완전한 해방감이 느껴질 정도로 유희적이고 축제적인 분위기로 연주되고 있다. 4악장 중간에 전통적 연주에서 매우 진지하게 접근해 온 부분도 매우 유희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헤레베헤는 합창음악을 풀어가는 탁월한 솜씨를 잘 보여준다. 4악장의 템포는 1~3악장에 비한다면 다소 느리다는 느낌을 준다. 오케스트라의 기능적인 부분(BPO이나 VPO에서 기대할 수 있는)이 다소 아쉽기는 하다.



2. DG, 아바도,  BPO

60명 규모의 오케스트라로 연주되며 기본적으로 헤레베헤와 유사한 접근법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지휘자의 해석이 좀 더 가미되어 전반적으로 빠른 템포를 유지하면서도 서정성이 좀 더 나타나고 있다.  1악장 클라이맥스에서 베를린필 팀파니 주자들이 보여주는 기량은 확실히 헤레베헤 음반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2악장의 반복을 생략하지 않고 있다. 4악장은 단정한 느낌이 든다. 전체적으로 새로운 악보(배렌라이터)에 충실하기 위해 아바도 자신의 감정이입을 억제한 연주이다. 3악장의 경우 이런 측면이 두드러지며 어떤 면에서는 이탈리아인 아바도의 태생적인 서정성을 희생시켰다고 볼 수도 있다.


좌측음반은 DVD, 아바도, BPO, 유로파콘서트










3. Sony, 아바도,  BPO, 1996년 잘츠부르그 실황

1986년 빈필과의 녹음(DG)에서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지 못하고 너무나 무난한 모습에 그쳐 다소 실망을 주었던 아바도가 10년만에 잘츠부르그 축제에서 베를린필을 이끌고 재도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오케스트라 편성이 약간 작아지고 원전연주자들의 연구결과를 일부 반영하여 빈필 녹음보다 연주시간이 6분 이상 짧아졌다. 물론 2악장의 반복을 살리고 있다.

소니의 녹음은 부드러우면서도 풍성한 음색을 잘 살리고 있으며 실황의 열기를 잘 전달하고 있다. 분명 DG신보보다 우월하다. DG신보와 가장 차이가 많이 나는 악장은 3악장으로 서정성이 잘 표현되어 있다. 이탈리아인 특유의 노래하는 스타일이 잘 살아 있다. 4악장에서 독창진의 기량도 매우 뛰어나다 (이글렌, 마이어, 헤프너, 터펠).



4. EMI, 푸르트뱅글러,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1951년 실황 쉬바르쯔코프, Hoengen, Hopf, 에델만

별다른 부연설명이 필요없는 역사적 명연이다. 전체적으로 느린 템포이지만 1~3악장에서 결코 감상에 빠지지 않으면서 탄탄한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오케스트라를 힘들이지 않고 장악하는 여유가 느껴지면서 열정과 긴장감이 살아 있다. 특히 3악장이 인상적인데 보통의 지휘자라면 너무 늘어져 도저히 텐션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의 느린 템포로도 음 하나하나의 선명함과 전체적인 구조를 유지하는 놀라운 연주이다

헤레베헤와 아바도의 신보가 12분대, 아바도의 소니녹음이 14분, 클렘페러의 테스타먼트 녹음이 14분대, 카라얀 77년 녹음이 16분대임에 반해 푸르트뱅글러의 3악장은 19분 32초에 달한다. 한가지 놀라운 점은 바이로이트와 루체른 실황의 3악장 연주시간이 똑같다는 것이다. 다만 3악장에서 호른 주자의 현저한 실수가 이어져 역사적 명연에서 역사적 실수로 기록되고 있다. 4악장에서 vor Gott의 느린 호흡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 녹음은 하이엔드 오디오로 재생하면 생각보다 매우 많은 정보량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GROC 시리즈 재발매에서는 과거에 비해 현저한 음질개선이 이루어졌다.



5. Thara, 푸르트뱅글러,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루체른 페스티벌 1954년 실황

푸르트뱅글러의 여러 녹음중 가장 좋은 음질로 유명한 음반이다. 이 지휘자 특유의 엄청난 정보량이 느껴진다. 푸르트뱅글러 해석의 진수를 보여주는 3악장에서 EMI 바이로이트 실황과 같은 호른의 실수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연주스타일에 약간의 과장이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다. 이 때문에 푸르트뱅글러의 합창 연주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역시 바이로이트 실황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6. Testament, 클렘페러,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로얄페스티벌 홀 1957년 실황

최근의 베토벤 교향곡 해석 흐름으로 보면 클렘페러의 해석은 다소 낡아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베토벤 해석에 있어 이 지휘자가 일관되게 보여준 균형감, 안정감이라는 장점은 여전하다. 특히 에로이카와 합창은 클렘페러 베토벤 해석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사실 EMI 스튜디오 레코딩과 같은 오케스트라와 가수진이지만 1957년 로얄페스티발홀 실황인 이 음반이 훨씬 좋게 느껴진다. 한편 클렘페러는 합창단을 직접 공모하여 연습을 시켰는데 4악장에서 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7. DG, 카라얀, BPO 1977년

카라얀의 1977년 9번 교향곡 녹음은 그야말로 걸작이다. 이 지휘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더라도 꼭 들어 보아야 한다. 이 연주는 치밀한 구조와 정교한 세공 등 카라얀과 BPO 콤비에서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장점 이상의 것을 가지고 있다. 특히 토모와신토우, 발차, 쉬라이어, 반담으로 구성된 독창진의 역량이 푸르트뱅글러 바이로이트 실황 이후 최강이다. 오페라 해석에 강점을 지닌 카라얀의 특성이 이 곡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다만 4악장에서 유희적 분위기의 해석을 보여준 헤레베헤에 비해 카라얀의 해석은 정통오페라(비극)적인 분위기이다. 또한 아바도의 해석이 이탈리아적 노래라면 카라얀의 해석은 독일적인 노래라 할 수 있다. 최근 이 연주가 하이브리드 SACD로도 발매되었다.



8.RCA, 반트, 북독일방송

전통적 해석의 베토벤교향곡 연주중 가장 충실한 완성도를 자랑하는 반트의 전집에서 가장 뛰어난 것은 9번이다.

반트의 해석에서 참신함이나 강한 개성을 느끼기는 어렵지만 정말 속이 꽉 찬 충실함이 가득하다. 합창단의 실력이 뛰어나며 24/96 리매스터링으로 음질도 우수하다.







* 한편 최신보중에서 로저 노링턴의 신보(슈투트가르트 실황, Haenssler)가 주목 대상이다.

첫악장 도입부 부터 타 음반에선 결코 들어 볼 수없었던 음향이 들린다. 그 이유는 제2바이얼린과 첼로파트에서 pp로 시작하여 배경에 묻히듯이 깔리듯이 해석되어지는 일반적 전통적 해석이 아니라 이 3연음 16분 음표군을 마치 중요한 연속적 리듬패턴의 제시와도 같이 보다 큰 음량으로 또 매우 분명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제 1바이얼린이 제시하는 제1주제의 16분 음표군들(2연음)과 부딛히고 충돌이 일어나게 하고 그로 하여금 '혼란스러운 음향'을 창출시킨 것이 매우 새롭고(3연음부와 2연음부의 충돌) ,또한 악보에는 써 있지않지만 프레이징의 명확한 나눔을 근거로 해서 각 프레이징 마다 그 시작에 임의로 악센트를 주었다는 점!이 상당히 새롭다.

간단히 말해서 놀링턴의 9번은 헤레베헤와 같은 맥락의 해석으로 보여지고 - 매우 논리적이고 구조적임 - 제3악장에서도 아름다운 선율미 따위는 뒤로하고 선과 선, 면과 면의 구축에만 온 신경을 집중하는 차가운 해석을 보이는데 거의 모든 면에서 훨씬 새롭고 도전적이며 현대적?이다. - 현대적이라 표현했지만 이것은 아주 그럴듯한 해석으로 어쩌면 베토벤이 원했던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

가장 특이한 점은 제4악장 alla marcia 터어키행진곡 부분인데 분명 pp로 쓰여있건만 그보다 훨씬 큰음량으로 두마디의 악절단위로 타악기와 트럼펫등을 부각시키며 마치 축제분위기와도 같은 표현을 아주 근사하게 표현하고있다 라는 점이다.


<주> 이 내용은 하이파이뮤직 오픈전인 2003년 2월 23일에 열렸던 비청회에서 토의되었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글               하이파이뮤직 비청회
정리            장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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