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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공연






작년쯤 영국의 클라식음악 전문지인 BBC music magazine에 재미있는 글이 실렸다. 서양음악사상 가장 신동 작곡가 10명은 누구인가 라는 다소 도발적인 제목의 글이었다. 두 가지 면에서 좀 충격이었는데 첫째는 그 열 명에 가장 천재적인 작곡가라고 여겨지는 모짜르트가 들어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두번 째로 놀라운 것은 BBC music magazine이 뽑은 서양음악역사상 가장 신동 작곡가는 멘델스죤이었다는 것이다. 모짜르트가 신동에 들어가지 않은 이유는 모짜르트의 작품 중에 그의 천재성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피아노 협주곡 Jerome 이후였고 그 전의 작품은 나이를 감안하면 그 정도로는 천재적 작품이라고는 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멘델스죤은 이미 4살 때 작곡을 시작했고 10살 초반에 작곡한 곡들이라 해도 이미 거장의 풍모를 띄기 때문에 멘델스존이 가장 신동이라고 설명했다. 하긴 그가 한여름 밤의 꿈을 작곡한 나이가 16살 정도였으니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글이다.

멘델스죤은 유복한 은행가의 아들로 태어나서 자신의 작품을 연주할 전속 오케스트라를 운용할 정도로 돈 걱정 없이 살았다. 그는 단지 음악을 작곡하는 음악 장인이 아니라 당시의 문예 사조와 예술에 정통하고 세련된 교양을 갖춘 상류층 지식인이었다. 따라서 음악 역사상 가장 전인적이었으며 문학의 영향을 음악으로 구현하고자 하는 특이한 경향이 있었다. 어쩌면 서양음악사상 가장 교양있고 전인적인 인물이었다.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좋은 교육을 받고 성품까지 좋아서 모난 곳이 없었다. 당시는 리스트, 슈만, 바그너, 브람스 등의 질풍노도의 낭만주의의 물결이 일렁이고 있었는데 멘델스존은 성품상 바그너처럼 시끄럽고 고집세지 않았으며 슈만 처럼 불처럼 열정적이지도 않았다. 그의 음악은 항상 아폴론적인 균형과 고전적인 우아함 속에 피어 오르는 시적인 서정성을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뭔가 자극적이고 감정을 확 끄는 곡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싱겁다. 그래서 그런지 바이올린 협주곡을 제외하면 크게 인기있는 곡이 없다. 그런데 그의 음악 중에 충분히 낭만적이고 처음부터 귀를 확 잡아 끄는 곡이 있는데 바로 그의 피아노 삼중주 1번이다. 소나타 형식인 1악장은 고전주의적 균형을 잃지 않으면서도 도취적인 서정을 잘 표현하고 있다. 2악장의 주제는 한번 들으면 절대 잊지 못할 만큼 아름답고 서정적이며 멘델스죤만이 그려낼 수 있는 맑고 순수한 낭만주의이다. 바이올린과 첼로의 대선율의 대화가 기가 막히게 아름답다. 3악장은 그의 음악에서도 격렬한 감정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소나타-론도 형식인 4악장은 힘차고 낙관적인 감정을 느끼게 해주며 찬가 풍이다. 다소 어둡고 비관적 전망과 발작적인 에너지의 분출이 특징인 2번과 달리 사랑스럽고 맑은 정서가 지배하는 곡이다.

1840년 피아노 파트를 직접 작곡가가 연주하며 초연되었을 때 대중의 즉각적인 환대를 받았다고 한다. 슈만은 이 곡에 엄청나게 감동하여 아주 유명한 명언을 남겼다. “베토벤 시대에 베토벤의 피아노 삼중주 B flat이 그러했듯이, 슈베르트의 시대에 슈베르트의 피아노 삼중주 B flat이 그러했듯이 멘델스죤의 피아노 삼중주는 이 시대의 명작이다”

아마추어도 연주하기에 그렇게 지장이 없다고 하는데 의외로 연주가 많지 않다. 보자르 트리오가 1, 2번을 다 연주했고 하이페츠-루빈스타인-피아티골스키가 1번 만을 연주했다. 스턴-로즈-이스토민이 1, 2번을 다 연주했다. 그러나 음질을 상관하지 않는다면 코르토-티보-카잘스 트리오의 연주(Dacapo, Electrola, C049-01 808, mono, SP복각)을 권한다. 시정이 피어오르는 꿈결같이 아름다운 연주를 들을 수 있다. Digital 시대의 명연을 찾는다면 Fischer-Muller-Schott-Gilad(Pentatone, SACD hybrid)를 권한다. 아름다운 음향과 아름다운 연주를 다 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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