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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라이프

오됴쟁이의 두 가지 유형 (1)

2004.01.13 11:43

김준호 조회 수:2821 추천:237

  길지 않은 동호회 활동에서 오됴쟁이의 여러 유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심사숙고 끝에 좋은 매칭을 실현한 후 별로 바꿈질을 하지 않는 사람과 일년에 서너 번 이상 바꾸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도 있다. 아마도 전자는 오됴쟁이라기 보다는 음악애호가 중에서 오디오에도 관심이 있는 사람일테고 후자가 오됴쟁이일 것이다.  음악보다는 소리에 관심이 더 많은 오됴쟁이가 바꿈질을 하지 않는다면 이미 오됴쟁이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 바꿈질의 유형에도 두 가지 다른 타입이 있다. 첫째는 유일무이파이다. 이런 사람은 오직 한 시스템만 운용하고 있다. 서브시스템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어 심지어는 집안에 조그만 카세트형 미니기기도 없다. 비교적 하이엔드 기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오디오 기기 뿐 아니라 케이블과 각 종 악세사리와 룸 튜닝에도 상당한 열정이 있다. 많은 경우에 오디오 전용룸을 꾸민다. 전용룸이 필요한 이유가 혼자서 조용히 음악을 듣기 위해서가 아니라 각종 룸 튜닝을 하려면 전용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잘 아시다시피 각 종 튜닝제와 전원 액세서리, 구렁이 같은 케이블이 연출하는 모습은 오됴쟁이에도 정신병동처럼 보이는데 보통 사람에겐 오죽하겠는가. 전용룸은 보통 경우엔 안방 다음으로 큰 방인 경우가 많지만, 아주 심한 경우에는 안방(침실)이 전용룸이 되고 침대가 거실도 나온 경우도 보았다.  사정이 있어 전용룸은 없어 거실에 오디오 기기를 설치해도 공간 상 대칭을 이루기 위해 대부분 창문 쪽에 오디오를 장착하는 경우가 많다. 창문에 커텐과 어퓨저와 디퓨저, 베이스트랩등 각종 튜닝 장치가 더 해지다 보면 대낮에도 집안은 어둑어둑하다.  

  이런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오디오랙을 사용하지 않는다. 오디오랙이 음향적으로 좋지 않을 뿐 아니라 하루에도 수 없이 케이블과 룸 튜닝을 하려면 랙에다 기기를 넣으면 불편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넓은 거실이라도 전파상 같고 좁은 방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다. 특히 좁은 방에서는 스피커 위치 설정이 애매모호하다. 요즘 대부분의 스피커가 위상반전형이고 덕트가 뒤에 있는 경우가 많아 뒷벽과 옆벽에서 상당한 거리를 유지하려면 스피커가 방 가운데 놓이게 되면 리스닝포인트에서 매우 가깝게 된다. 마치 리어필드 리스닝처럼 되는데 스피커가 소형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중대형이면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튜닝제가 첨가되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기기도 기기지만 각종 케이블과 각종 액세서리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많아 심지어는 케이블과 전원장치 진동흡수장치, 룸튜닝제 등에 투자가 거의 기기 값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전용룸이라는 말처럼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소는 한 자리 뿐이라 두 사람만 되어도 곤란한 경우도 적지 않다.

  소위 고수 소리를 듣는 사람 중에 이런 유형이 많다. 일반적으로 자기 소리가 있으며 기기의 매칭이나 각종 튜닝을 통해 그 소리를 만들어 가는 유형이다. 일본의 평론가 스가노옹이 말한 레코드 연주가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람들은 자기 소리에 조금이라도 접근할 수 있는 기기나 액세서리가 있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으나 비교적 스피커는 고정된 경우가 많다. 즉 자기 소리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스피커를 선정하고 그 스피커에서 최적의 소리를 소스, 앰프, 케이블, 각종 악세서리를 통해 만들어 간다. 이러다가 스피커가 바뀌면 그야말로 혁명적인 변화가 있다. 스피커는 오디오의 최종 출구라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그대로 반복되어 어지간하면 스피커는 바꾸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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