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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라이프

두 가지 유형 (2)

2004.01.13 11:44

김준호 조회 수:2509 추천:118


  한편 오직 하나 최고의 소리를 만들어 가는 유일무이파와 반대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다양성추구파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유형에 속하는 사람은 일반적으로 메인과 서브시스템이 있으며 심지어는 서브-서브도 있고 각종 미니 기기도 여러 개 있다. 이런 사람은 대부분 전용룸이 없고 거실에 메인 시스템을 설치하며 장소도 창문 쪽이 아니라 일반 가정처럼 한 쪽 벽면에 놓을 뿐 아니라 많은 경우에 오디오랙을 이용하여 비교적 가지런히 정리해 놓는다. 집이란 오디오를 위한 공간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사는 장소라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이 거실일 뿐 아니라 거실이 제일 넓기 때문에도 거실에다 메인을 놓는다.  음향적으로는 창문 쪽에 설치해야 적어도 좌우대칭이 되지만 거실의 채광은 물론이고 소파를 비롯한 가구 배치도 이상해져 한 쪽 벽에다 놓는다. 이 사람들도 만만치 않은 오됴쟁이들이라 케이블, 각종 전원장치, 튜닝에 관심이 있다. 그러나 가족이 가장 많이 활동하는 거실이기 때문에 필요불가결한 것만 들인다. 특히 룸튜닝은 그야말로 최소가 되어 공간을 많이 차지하지 않는 음향 파이프와 로사 등이 전부이다. 이런 사람들 집에 방문하면 오디오가 가구적인 의미도 있다. 제법 고가의 기기가 아니더라도 거실의 배치가 오디오를 중심으로 그 나름대로 안정되어 있어 전파상 같지 않고 사람 사는 집구석 같다.

  유일무이파가 이런 소리를 들으면 상당히 답답하다. 상당히 고가의 기기일 뿐 아니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기기인데 재생되는 소리는 8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며 심지어는 한심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사람들의 생각은 다르다. 좋게 말하면 이 유형은 나무보다는 숲을 본다고 생각한다. 오됴기기의 뼈대인 소스, 앰프, 스피커 등이 소리의 95%를 낸다고 생각하며 케이블은 물론이고 각종 액세서리와 룸튜닝을 통해 개선될 수 있는 여지는 2-3%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래저래 제한된 공간, 특히 우리나라 아파트 같은 구조에선 제 아무리 날고뛴다고 해도 100% 소리를 만들 수 없다는 생각이다. 자기의 소리를 만들기 위해 거실보다 상대적으로 좁은 공간인 방으로 들어가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오디오에서 실질적으로 재생 가능한 저음은 30Hz 근처일 것이다. 소리가 1초에 340미터를 간다면 340/30=11미터의 공간이 필요하며 적어도 그 반인 5.5미터는 필수이며 천장도 5미터는 아니더라도 3미터는 돼야 한다. 이런 물리적인 원칙을 벗어나면 뛰어야 벼룩이 된다. 천장은 2미터 조금 넘고 가로 세로가 3-4미터인 방에서 뒤와 옆 벽면에서 적어도 1미터 정도 띄우다 보면 스피커에서 리스닝포인트가 2미터 정도이다. 이런 환경에서 들을 수 있는 저역은 7-80Hz 대역이 한계이고 그 이하는 부밍이 일어난다. 그렇다보니 각종 흡음제가 첨가되며, 흡음제가 중고역도 흡음을 하여 소리가 데드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각종 분산제가 첨가되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을 고려한다면 비록 상당한 문제가 있지만 그래도 공간이 넓은 거실에다 적당한 룸튜닝한 것이 좁은 방에서 각종 튜닝을 한 것보다 못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사람들은 유일무이한 소리보다는 다양한 소리를 즐겨한다. 탄노이는 탄노이대로 맛이 있으며, JBL과 알텍은 그 나름대로 맛이 있다. 대형은 대형대로 소형은 소형대로, 빈티지와 현대기기 역시 그 나름대로 개성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케이블의 효과에 대해선 아직도 정확한 결론이 없으나, 어느 정도 효과만 있지 소리 자체를 바꾸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전원 장치 및 각 종 튜닝제도 역시 그렇다. 그러나 스피커가 바뀌면 아무리 막귀라도 그 것은 구별하며, 소스 기기와 앰프 역시 그렇다. 또한 대부분의 오됴쟁이는 이런 저런 소리를 들어보고 싶으며 한 소리를 오래 들으면 바꾸고 싶다. 그러나 바꾸고 나면 “구관이 명관”이라 후회되는 경우도 많고 경제적인 손실 또한 적지 않다. 이런 사람들은 메인과 서브로 해결한다. 어느 정도 적당한 메인을 들이곤 좀처럼 바꾸지 않고 서브 기기를 바꾸면서 그 다양성을 추구한다. 가장 심한 경우에는 들이기만 하고 내치지 않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보니 스피커가 여러 조, 앰프 및 소스 기기까지 합하면 조그만 전파상 수준인 사람도 있다. 장소 때문에 이런 모든 기기를 거실이나 여유가 있으면 전용룸에 설치해 놓으면 유일무이파보다 더 혼란스러울 뿐 아니라 그야말로 전파상이 된 경우도 보았다. 마치 전파상처럼 셀렉터를 이용하여 두어 조의 앰프와 여러 조의 스피커를 동시에 운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이 유형에 속하는 사람은 거실에 메인, 조그만 방에 서브, 직장에 또 서브... 이런 식으로 운용하며 가장 바꿈질을 많이 하는 것은 서브-서브이고 메인은 거의 건들이지 않는다. 메인 스피커의 바꿈질 주기는 한 3-5년 정도이고 서브는 자주 바뀐다. 각종 악세서리와 케이블도 한 번 들어오면 내치는 경우도 많지 않다. 이런 저런 시스템을 운용하다보니 지금은 필요 없어 보이는 것도 어느 때엔 필요하게 된다. 악세서리 역시 고가인 경우가 많지 않다보니 팔아도 몇 푼 되지도 않고, 귀찮아서도 팔지 않는다. 유일무이파에 비해 한 번 업글 혹은 옆글에 드는 비용은 많지 않지만 다양한 바꿈질 때문에 전체적인 비용은 비슷한 것 같다.

한 마디로, 유일무이파는 최고의 소리는 하나뿐이라는 생각에서 오직 하나 즉 자기의 소리를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동시에 두 가지 소리를 듣지 못한다. 설사 비슷한 소리라고 해도 더 좋은 소리가 있으면 상대적으로 그만 못한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따라서 이들에겐 서브란 돈 낭비일 뿐 아니라 들으려고 해도 도저히 들을 수 없기에 서브의 개념이 없다.  
한편 그저 그만한 소리지만 여러 소리를 동시에 들으면서 나름대로 소리를 즐기는 유형인 다양성추구파도 그 나름대로 소리를 즐기고 있어 서브가 없는 오디오는 생각하기 힘들다.

   어느 유형이 진정한 오디오파일인가? 정답은 없다. 나름대로 추구하는 바가 다를 뿐인 것 같다. 그리고 이 두 유형이 한가지로 합칠 수 있는 길이 있다. 널찍한 전원주택을 마련하여 그야말로 별도의 룸튜닝이 필요 없는 음향학적으로 완벽한 시공을 한 2-3개의 전용룸에 하나는 A 스피터를 다른 방엔 B 스피커를 중심으로 한 초 하이엔드 기기를 설치해 놓고 또 다른 방엔 AV를 마련한다면 될 것이다. 아마 모든 오됴쟁이의 꿈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그러기에 나도 이제부터 로또라도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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