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오디오라이프

생초보의 진공관 가지고 놀記

2004.01.16 01:39

송하윤 조회 수:5161 추천:226





생초보의 진공관 가지고 놀기

의례 하루정도 시간이 나면 오디오를 가지고 놀아보는게 취미가 되었군요. 정답이 나오던 안나오던 이것저것 해봅니다. 가끔 이런 망상도 해 봅니다. 오디오의 모든 요소를 파라메터라이징 하여서 마법의 수식에 대입하면 원하는 오디오 조합이 척 나오지 않을까 하고요. 요즘 약간금을 투입, 재미있는 장난감을 몇 개 구입했습니다. 진공관이라는 장난감이지요. 마침 오디오 시스템이 진공관 프리파워를 쓰고, 특히 많이 쓰는 관인 X7과 6922가 몇 개 필요해서 내친김에 이것저것 사 봤습니다. 진공관의 테스트베드는 오더블 일루젼스의 M3A 프리앰프와 퀵실버의 60 파워앰프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퀵실버는 초단관에 X7을, M3A는 6922를 라인단과 포노단에 쓰고 있습니다. 근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 합니다. 진공관 앰프는 투입된 진공관의 메이커에 관계 없이 항상 균일한 소리를 내 주는 것이 좋은 기기 인가요 아니면 진공관이 바뀌면 예민하게 반응하여 소리의 특성이 진공관의 특성을 확 반영하는 식으로 맞춰주는게 좋은 기기일까요?
과거의 명관이라는 것들이 너무나 비싼 관계로, 가난한 사람은 현대관을 써야 할 듯 합니다. 이런 면에서 싼 현대관 몇 개를 사다가 뭐가 가장 좋은가를 비교해 보는 실험을 해 본 것이 이 실험의 취지가 되겠습니다.

퀵실버에 사용한 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12AX7
가. 멀라드
나. 소브텍
다. EI Elite
라. 골드드래곤
마. 실바니아
2. 6922
가. 버글보이
나. EI Elite
다. 골드드래곤
라. 소브텍

윗 사진에 게시된 놈들이 바로 선수들입니다. 다른 사진은 비교청취에 동원된 음반들입니다. 즉 진공관을 선수라고 한다면, 저 음반들은 공이 되겠지요. 그라운드는 와디아 830-M3A 프리- 퀵실버60 파워-다인 1.3마크 2입니다.

그럼 오더블 일루젼스 M3A 진공관 갈아보기부터 보고합니다. 많이들 해 보셨겠지요. 참고로 제 오더블은 2001년 2월 제작된 것으로, 2003년도에 제작된 다른 오더블과 살짝 비교청취 해 봤을 때 좀더 하이엔드 성향이 강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그간 사용기간이 너무 짧아서 에이징이 안된 듯 했는데, 이제야 좀 오디오다운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라인관 - 버글보이, 엘리트, 골든드래곤, 소브텍 소리변화 거의 없음. 정말 없습니다. 즉 귀 기울여 들어봐야 간신히 비교가 될만 합니다만, 그냥 들을때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어떤 분이 원래 관이 가장 좋았다고 말씀하신 기억이 있는데 재미있게도, 원래 관이 가장 안정적이었던 듯 합니다. 저 차이를 감지할 만큼 귀 기울여 들으면 머리가 아파서 못살겠더군요.
포노단 - 버글보이는 우수했으나, 연배가 있는만큼 약간의 잡음이 감지되었습니다. 보통 좋다고 하는 소리가 나오더군요. 잡음은 극심한 것이 아니어서, 현재 버글보이를 이용해서 엘피를 듣고 있습니다. 실내악에서 밑에 깔리는 피아노 소리가 베이스를 만드는 것이 선명히 들리니 아주 기분이 좋습니다. 소브텍은 강력하고 모난 소리를 내어 주었는데, 제가 생각하는 아날로그 음과는 좀 달랐습니다. 포노단에는 부적절 한 듯 합니다. 골드 드래곤은 에이징이 더 필요한 듯한 소리를 내 주었는데 이상하게도 소리에 층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골드 드래곤 중 한 알은 유리관에 다리가 박혀있는 것이 약간씩 비틀어져서 소켓에 넣으려면 관이 부서지지 않나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강하게 눌러야 하더군요. 더군다나 오래 에이징을 해야 하지 않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흥미롭게 발견한 것은 유고제 엘리트 관이 의외로 포노단에 좋은 소리를 내 주었다는 점입니다. 소리 곱고, 위아래 균형이 잘 맞으며, 타이트하게 조여주는 듯한 느낌으로 가격대 성능비 뿐만이 아니라, 그냥 성능비에서도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보여집니다. 그래서 엘리트에 대한 좋은 인상이 생겼습니다.
골드 드래곤과 엘리트의 비교를 보면서, 관의 가격에 대한 의문이 생겼습니다. 중국에서 아주 싼 인건비로 만드는 관이 왜 유고에서 만드는 관보다 비쌀까? 선별관이라서? 그렇다면 둘다 선별관인데 왜 골드드래곤이 비쌀까요?
이런 답이 있을 듯 합니다. 즉, 싼 인건비로 너무 많이, 너무 대충 만들어서 선별하는 데 더더욱 많은 인건비와 시간과 장비가 투입되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요? 선별안된 관은 군수용으로 가서 디지털회로에 쓰일텐데 그래서 골드드래곤은 마치 Threshold Level 이 있는 것처럼 소리에 층이져 있는 걸까요? 참으로 요상한 일이었습니다.

예전에 퀵실버 라인 스테이지 프리앰프를 대상으로 12AX7 들은 대충 성향을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퀵실버는 이러한 관점에서는 아주 훌륭한 프리앰프로서, 들어간 진공관 만큼의 소리를 내어 줍니다. 즉 진공관을 담는 훌륭한 프레임워크 역할을 합니다. 퀵실버 60에서는 이만큼은 아니어서, 투입된 증폭관이 소리를 지배하며, 초단관은 별로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현재는 소리가 좀더 미끈하게 빠진다는 이유로 테슬라의 EL34가 들어가 있읍니다.) 이러한 경향은 오더블 프리앰프의 포노단 실험을 막 마친후 들었을 때 더 심해서 거의 변화가 없는 것처럼 들리기도 했습니다. 귀가 참 간사 하지요. 그래서 초단관 교환 장난은 다른날에 또 해보았습니다. 일단 프리앰프를 통해서 파악한 각 메이커별 X7의 성향은 뮬라드가 가장 음악적이면서 좋았고. 실내악용이라고 느껴졌읍니다. 골든 드래곤은 고역만 이쁘고 약간의 착색이 있는 듯 하였읍니다. 실바니아는 저역이 펑퍼짐하니 색채감도 좀 이상해서 무릎 쯤에서 컬러 훌라우프를 돌리는 사람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읍니다. 소브텍은 힘차고 좋은 소리를 내주었고 관현악에서는 아주 맘에 들었습니다. 실내악은 멀라드로, 관현악은 소브텍으로 들으면 딱 맘에 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Quicksilver 60 초단관 12AX7 진공관 갈아보기
실바니아는 클라이버의 운명에서 약간 답답한 소리가 나더니 좀 지나니까 현악기의 강력한 마찰음이 들리기 시작하더군요. 마치 엄청나게 강한 치찰음을 연속으로 듣는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증폭률이 너무 커서 그런지 다인 1.3마크 2가 감당할 수 없는, 가끔가다가 깡통이 터지는 듯한 소리를 내더군요. 이상하게도 단독으로 시청할때는 괜찮은 듯 하다가, 다른 관이랑 비교하니가 결점이 두드러져 보였습니다.
골든드래곤은 해상도가 좀 떨어지는 부드러운 소리, 그러나 북쉘프에 잘 맞는 소리를 내 주었읍니다. 알토의 목소리는 아주 좋은 인상을 받았고, 전반적으로 장르별로 매우 우수함, 그러나 피아노 소리는 사실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느꼈는데, 착색이 좀 심한 듯 하였습니다.
프리앰프에서는 대편성에 어울리는 듯 하던 소브텍이 초단관에 들어가니 예상외로 부드러운 소리, 무난하고 중립적인 소리를 내 주더군요. 그런데 관을 사용하는 환경이 바뀌었는지 가끔가다가 틱틱 하는 잡음을 내더군요. 또한 대편성에서 해상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경향이 심해서, 테스트에 사용된 음반 중 몇가지는 듣지 않고 판단을 유보해버렸습니다.
뮬라드가 역시 좋긴 좋더군요. 운명 교향곡의 총주에서 소리가 가벼우나 깨지지는 않았습니다. 좀 이상하게 가벼웠는데, 충분히 열을 받아도 별로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해상도는 좋았고, 이상하게도 약간 멍멍한 소리가 났으며. 소릿결은 매우 좋아서, 남성보컬이 매우 음악적으로 들렸습니다. 듣다가 문득 빈티지 소리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프리앰프에 넣어야 겠습니다.
EI는 섬세하고 얌전한 소리를 내며, 음상이 좀 작아서 뒤로 멀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니까 좀 답답하더군요. 소릿결은 고왔는데요. 바이올린 소리가 너무 가늘게 들려서 아주 이쁜 소리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첼로 소리는 너무 조이니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금방 좋아지는 스타일이었읍니다. 조이는 듯한 소리이므로 관현악은 좀 답답했지요. 이 관을 끼우고 프리앰프는 멀라드로 장비한 후, 수크의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를 들으면 아주 좋겠습니다.

6922의 포노단에 쓸 관은 정답을 찾은 듯 합니다만, 60의 초단관에는 뭘 써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정답이 없는 선택이겠지요. 일단 관의 성향에 대해 대충 파악하고 있어도, 어떤 기기에 쓰이느냐에 따라 다양한 함수가 존재하는 듯 합니다. 암중모색입니다.
일단 골드 드래곤을 충분히 에이징 시킨다는 생각으로 물려서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혹시 이런 경험을 해 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디오 테스트 한답시고 잘 아는 음악으로 골라 듣다가, 마침내 음악에 빠져서 오디오는 사라지고 음악만 남는 경우를요. 이런 경우에 몇 번 빠져서, 예상외로 비교청취 시간이 길어지더군요. 또한 12AX7 현대관으로서, 제가 들어볼 만한 관이 있으면 추천좀 해 주십시오.

아직 못다한 실험이 남았습니다. 퀵실버의 프리앰프에 EI의 X7을 꽂아보는 것, 그리고 EAR834P 포노 복각품에 X7을 꽂아서 소리를 비교해 보는 것. X7을 3조씩 맞춰 사온 이유는 바로 포노앰프에서 좋은 소리를 내는 진공관을 찾기 위해서였습니다. 좋은 포노 앰프 구하기 전까지는 진공관이라도 좋은걸 써서 좋은 음악을 들어 보렵니다.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312 케이블 유감, 그리고 배신감 [4] 송영진 2004.02.19 3303
311 [번역글] 아날로그의 역사 - 2004/03 샘 텔릭 컬럼 [3] 조영기 2004.02.19 4270
310 블라인드 테스트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7] 김준석 2004.02.19 4378
309 블라인드 테스트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극히 개인적인 이유... [6] 조영기 2004.02.18 3787
308 Re : 앰프에 대하여 - Roger Russell 김준석 2004.02.18 4168
307 Re : 스피커 선에 대한 연구 - Roger Russell [6] 김준석 2004.02.18 6687
306 [공개제안]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는 것이 어떨지요? [5] 김준석 2004.02.18 7404
305 앰프들인지 약 3개월 [2] file 윤석준 2004.02.18 2272
304 궁극의 오디오... [12] 김준호 2004.02.18 2857
303 [구경거리 3] 그리고 이건 전설의 명기... [5] 김준석 2004.02.17 3421
302 [구경거리 2] 오디오가 이 정도는 돼야...^^;; [3] file 김준석 2004.02.17 3519
301 [구경거리] 오됴생활이 허무해질때... [5] file 조영기 2004.02.17 2807
300 에구구... 오됴 머피귀신... [3] 조영기 2004.02.16 2209
299 오디오가 라이브보다 좋을때 [3] 노덕순 2004.02.14 2467
298 오디오 새판짜기 안창섭 2004.02.13 2863
297 진공관은 끈적끈적 하군요... ㅎㅎㅎ~ [3] file 조영기 2004.02.13 2834
296 그동안 정들었던 토템을 내 보내며.. [5] file 김성준 2004.02.12 3416
295 사무실의 시스템입니다... [4] file 조우형 2004.02.11 2861
294 [정보] 해상도가 좋아지고 사운드가 열리는 업그레이드라네요... [3] 조영기 2004.02.11 2481
293 [re] 오신걱...저도 이 문제로 고민중입니다 [1] 이호영 2004.02.10 2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