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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라이프

소리의 평가 (2) : 소리의 추상성

2003.09.30 12:54

김준호 조회 수:2520 추천:172

1. 소리의 추상성

  소리를 평가하기가 힘든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소리란 본질적으로 추상적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오감인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의 대상 중 청각의 대상인 소리(音)가 가장 추상적이라고 생각한다. 거창한 존재론을 거론할 필요는 없으나, 청각을 제외한 다른 감각의 대상은 구체적인 실체가 있으나 청각의 대상은 음파에 불과하며 음파란 음원과 사람의 귀 사이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던 공기를 통해 음파가 전달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각이나 촉각은 말 할 것도 없고, 미각의 대상 역시 세상에 존재하는 삼라만상은 그 나름대로 맛이 있으며 화학적으로 분석 가능하다. 후각의 대상인 ‘내음 혹은 냄새’ 역시 보거나 만질 수 없지만 그 구체적인 대상이 있다. 아주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 화학물질은 연기를 통해서도 그 냄새를 만드는 물체를 볼 수 있다. 즉 오감의 대상 중 청각의 대상인 소리를 제외한 다른 4감은 서로 연관되어 그 실체의 존재를 파악할 수 있다. 보이는 것은 만질 수 있으며, 설사 아무런 맛과 냄새가 없다고 해도, 그 역시 맛과 냄새이기 때문에 소리를 제외한 4감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다시 말 해 세상의 모든 물체는 관점에 따라 시각, 미각, 후각, 촉각을 통해 그 존재를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평가할 수 있으나 청각의 대상은 이러한 점에서 실체가 없어 가장 추상적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소리도 발음체가 존재한다는 점에서는 실체가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 귀를 통해 듣는 대상은 발음체의 진동이 공기를 통해 전달되는 것일 뿐 이지 그 진동 그 자체는 아니다. 또한 이 전달되는 진동은 에너지가 있다. 창문이 흔들리는 저음, 초고속 비행기가 지나가면서 내는 초고음은 창문을 깨뜨리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의 귀의 고막을 진동하게 하는 음파는 볼 수도 없고, 냄새도 없으며, 맛도 없고, 만져볼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다른 감각의 대상과는 분명히 구별되며 이러한 점에서 가장 추상적이라는 것이다.

부연한다면, 예를 들어 “개골개골” 하는 개구리를 생각해 보자, 그 개구리는 볼 수 있으며, 만일 잡아먹는다는 맛을 볼 수도 있고, 만지면 미끈미끈하게 느낄 수 있다. 개구리 냄새는 물론 보이지도 않고 만져 볼 수 없지만, 특별한 기구를 통해 개구리 냄새를 만드는 불질을 추출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 만일 대량으로 그 냄새를 만드는 물질을 추출해 낸다면 우리는 개구리 향을 만드는 원료를 만든다면, 그 원료는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맛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개구리의 “개골개골” 소리는 그렇지 않다. 비록 녹음을 할 수 있지만, 녹음의 원료를 추출해서 “개골개골” 소리를 추출해 내어 보거나 만지거나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소리란 기본적으로 진동이며 진동은 일시적으로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리란 그 자체가 실체가 없는 공기라는 매체를 통한 일시적인 진동이기 때문에 다른 감각의 대상처럼 고유의 언어로 표현할 수가 없다. 시각의 대상은 색과 형상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으며, 미각은 기본적으로 5가지 맛으로 표현하며, 촉각 역시 그 느낌을 표현하는 다양한 언어가 있다. 후각은 시각, 미각, 촉각에 비해 추상성이 있어 언어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노린내”, “구린내”등이 있다.

  그러나 소리의 표현은 항상 다른 감각의 언어를 통해 표현가능 할 뿐 그 자체 고유의 언어가 없다. “아름다운” 소리란 소리의 시각적 표현이며, “달콤한” 소리는 소리의 미각적 표현이고, “부드러운” 소리는 촉각, “구수한” 소리는 후각적 표현이다.

  소리의 기본이라고 볼 수 있는 고저(高低), 장단(長短), 대소(大小: 큰소리 작은소리) 역시 시각적 표현인 것이다. 특히 높은 소리와 낮은 소리란 따지고 보면 일종의 비유에 불과하다. 고음이 높은데서 나오는 소리도 아니며, 저음이라고 해도 높은 산에서 들리면 높은 소리가 아닌가?    

  소리를 만들어 내는 작곡에서 소리의 높낮이를 표시하는 음계(?)인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역시 소리의 한 속성을 표시하기 위한 하나의 약속일 뿐 소리 그 자체는 아니다. 같은 도라고 하여도 바이올린의 ‘도’와 첼로의 ‘도’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파란색’이란 말을 들었을 때 머리에서 연상되는 색이 있지만, ‘도’라는 말을 들었을 때 연상되는 소리는 없다.

  인간은 오감을 통해 지각한 감각을 객관적으로만 이해하지 않고 주관적으로도 표현한다. 삼라만상의 모습을 아름다운 모습, 추한 모습이라고 표현할 때에는 인간의 주관적 평가가 개입한다. 즉 객관적 실체에 대한 주관적 평가가 항상 따르며, 시각의 아름다움은 미술로 표현하며, 같은 미술작품(회화와 조각, 건축 등을 포함한 부분)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달리 평가될 수도 있다. 아마 오감 중 이러한 예술의 경지로 승화된 것은 시각과 청각일 것이다. 물론 후각 역기 향수라는 제품은 일종의 예술의 경지에 들었다고 볼 수 있으며, 촉각 역시 우리가 사용하는 각 종 제품을 통해 더 좋은 촉감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미각은 음식, 더 나아가 음식문화로 승화되지만, 미술과 음악은 문학과 더불어 예술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다.

   어떠한 소리를 “아름답다”라고 평가할 수 있는가? 여기에 대한 답은 본 글의 한계를 벗어난다. 이것은 음악평론 혹은 비평의 차원이기에 본 글의 한계를 벗어난다. 또한 이 글의 목적은 어떻게 하면 좋은 소리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논의도 아니다. 다만 우리 오됴쟁이들이 어떠한 오됴기기를 평가할 때 어떠한 기준을 적용하며, 어떠한 용어를 사용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가능하다고 본다. 이 글의 결론은 좋은 오디오란 무엇인가를 나름대로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한계는 “나름대로”라는 말이 보여주듯 필자의 주관을 벗어날 수 없다.

  그러한 결론에 도달하기 전에 오됴기기 평가에 사용되는 다양한 용어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음장, 음색, 음상, 해상도, 투명도, 음촉, 주파수특성, 정위감...등의 용어를 정의하지 않고 논의를 전개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용어도 사람에 따라 달리 정의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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