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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라이프

로-엔드 예찬

2003.10.30 16:16

김준호 조회 수:2975 추천:179

한동안 온갖 복잡한 얘기를 늘어놓다가 포기한 후,  심심해서 “바꾸는 즐거움”을 올린 후 조금 걱정도 했습니다. 하이엔드 기기를 선호하시는 분들이 많은 하뮤에서 로우엔드 기기를 뽐뿌하는 글이라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했었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호응(?)을 해 주셔서 이제 안심하고 로우엔드 기기 예찬을 늘어 놀려고 합니다.

하이엔드 기기는 소리를 구별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와트퍼피에서 탄노이 로열로 바꾸면 물론 소리가 다릅니다. 그러나 와트퍼피6에서 7로 바뀐다면 보통 사람은 말할것도 없고 그 기기를 오랜 기간 사용하지 않은 사람이 식별하기란 참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 하이엔드 기기 사용자는 나름대로 취향이란 것이 있습니다. 음장형에서 음상형, 현대기기에서 빈티지 등 급격한 변화가 많지 않고 자기 취향 틀 속에서 조금씩 변화 혹은 업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 변화된 소리를 감지하는 것은 참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소한 업글이라도 들인 돈의 액수는 적어도 2-300만원은 됩니다. 전체 시스템의 가격이 5,000은 넘으니 5%라도 250만원은 되지요. 조금 과하게 업글하면 “0”이 하나 더 붙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이엔드 기기 사용자가 생각보다 부유한 사람이 많지 않더군요. 내일 먹을 것도 없는 사람이 1,000만원이 넘는 기기를 사용할 수는 없겠지만, 하이엔드 기기 사용자 댁을 방문하고 상당히 놀란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가지고 계신 기기 가격이 아파트 가격에 육박하는 경우도 보았고, 고가의 기기를 3-4평도 안 되는 조그만 거실에서 운용하시는 경우도 많더군요. 2-300만원, 더 나아가 1,000만원이 넘게 들여 업글하는 분이 돈이 많아 그렇게 하시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이리저리 비상금을 마련하느라 마나님 눈치를 보고 또 보고 한 업글입니다. 그런 업글이니 소리가 확 달라져야 하는데 그다지 달리진 것이 없을 때 허망함을 아마 한두번씩은 경험해 보셨을 겁니다.

정말 다른 소리는 듣자마자 식별이 됩니다. 그런데 달라진 소리가 안 들리니 환장할 노릇이지요. 두세시간 들어도 “고역이 조금 더 확장된 것 같다”, “저역이 이 부분에서 단단해 졌다” 등 등 본인도 확신할 수 없는 그런 느낌만 들 때가 상당히 많습니다.

더 환장할 노릇은, 다른 사람은 (특히 업자인 경우엔..) 다르다고 난리를 치는데 내 귀에는 별로 다르지 않은 때입니다. 다르지 않다고 했다간 “돈 만 많은 막귀”로 전락할 것 같아 할 수 없이 맞장구를 칠 때도 있었답니다.

그래도 기기를 바꾸었을 때에는 다른 소리를 찾겠다고 작심을 하고 들으면 다르게 들리는 경우도 있지만, 케이블은 정말 아리송하더군요. 다르다고 하면 다른 것 같기도 하지만 도대체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애매모호한 경우가 많더군요. 전기줄 하나에 기백만원을 들였는데, 구렁이 굵기만 한 것이라 폼은 나지만, 도대체 뭐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 수가 없더군요.

이런 때 작용하는 것이 선입관이더군요. 예를 들어 은선은 어떻고, 동선은 어떻고, 꼰 선은 어떻고, 어떤 브랜드는 어떤 성향이 있고... 등등 주어들은 소리에 맞추어 평을 한 적도 있답니다. 그래야 마나님 눈치보며 꼬불치고 또 꼬불친 효과(?)와 막귀가 아니라는 사실이 증명되기 때문이었답니다.

그러나 로우엔드에는 역으로 “어쭈구리” 효과가 있습니다.

기껏해야 30만원짜리 앰프에서 어떤 소리가 나랴? 이런 건방진 생각으로 들었더니 “어쭈구리!” 이놈 봐라!, 날 소리는 다 나네!

기대 수준이 낮기 때문에 웬만한 소리도 좋게 들리더군요. 사실 로우엔드와 하이엔드 차이는 마지막 5%, 심지어는 1%의 차이지, 그렇게 크지도 않다고 생각합니다. 1,000만원 짜리 스피커와 1,200만원 스피커의 차이는 거의 미미합니다. 그러나 10만원과 50만원 차이는 거의 모든 사람이 알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납니다. 그러니 업글효과를 듣자마자 알 수 있습니다.

로우엔드에선 취향이고 뭐고 없습니다. 음상형에서 음장형으로 가도 되고, 북셀프에서 톨보이로.., TR에서 진공관으로.. 마음대로 바꿀 수 있으니 바꿈질의 효과가 가장 극대화됩니다.

제일 좋은 것은 뭔지 아십니까? 설사 소리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해도 막귀라 소리를 구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기기가 허접해서 그렇다고 하면 됩니다. 그리고 바로 내 친다고 해도 기껏 손 해봐야 10만원이고 잘하면 본전도 나옵니다.

하이엔드 기기 가지고 “사서 고생하시지 마시고” 로우엔드 기기로 다양한 바꿈질의 묘미를 느끼시는 것도 또 하나의 오됴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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