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또한 로우엔드 기계들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입니다.

  어떨 때에는 '허무'하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을 때가 많죠.

  후배의 권유로 마크390SL 시디피를 사용하다가 서브용으로 출시된지 거의 10여년이 되어가는 마이크로메가 T-드라이브 트랜스포트를 35만원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물론 픽업이 나간 물건이라 세기 전자 AS에서 픽업 교체비용을 112,000원 더 들였죠. 택배비까지 포함한다고 해도 50만원이 채 넘지 않는 물건인데,

  요즘, 이 놈에 코드 DA64를 물려 듣는 재미에 폭 빠져 있습니다.

  두 기계값을 모두 합해도 마크 390 절반도 안되는 가격인데...

  소리는...

  솔직히 마크보다 더 나은 것 같다는 게 제 중론입니다.

  그리 귀가 밝지 못한 마누라에게 들어보라고 해도 마누라 역시 마이크로메가 쪽의 손을 들어줍니다.

  와- 허무하다라는 탄식이 절로 흘러나오는 순간이죠.

  덕분에 오늘 아침에는 마크 390을 어떻게 처분할까 라는 생각마저 하고 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제가 얻은 결론은 매칭 구사만 잘 하고, 저렴한 악세사리들로 잘 보완해 준다면 로우엔드 기계나 오래된 중고 제품들도 상당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어느 샵에서 탄노이의 보급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현 소리를 듣고 뿅 가서 한동안 자리를 뜰 수 없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와트 퍼피에서는 나오지 않던 소리가 몇십배 이하 가격의 탄노이 보급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온 때 그 허무함이란...

  어쨌든 제 개인적인 견해는...

  기계보다는 소스가 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390 사용자 분들께는 정말이지 너무 죄송합니다. 사견일 뿐이니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