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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공연

JAMES LEVINE

2020.10.04 22:15

YHANALOG 조회 수:240

JAMES LEVINE (1942-2017?)

 

# 이름을 거론하는 것조차 금기가 되어버린 지휘자 제임스 레바인. 그의 (변태적) 성적 취향은 이미 오래전부터 음악계에 알려져 있던 공공연한 비밀이었는데 2017년에야 비로소 언론에 터져 나왔다. 내가 20년전쯤 모 해외 메이저 레이블 사장이 방한했을 때 들은 얘기로는 당시 샌프란시스코에서 큰 사고(?)를 쳐서 그로 인해 캘리포니아 주에 들어가면 자동으로 체포되는 사전영장 발부 상태였다고 했다. 2010년 이후 건강이 좋지 않아서 많은 공연들을 취소하고 지휘자로서 수명을 다하고 있었는데 새삼스럽게 “미투”가 터져 나왔다. 지금 불행한 여생을 보내고 있는 듯하다.


# 음악적으로 천재에 가까운 인물이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오하이오 신시내티, 그리 대단한 음악도시라고 할 수 없는 곳에서 태어나 오직 재능 하나로 국제적 스타가 되었다. 텍사스 시골에서 태어나 유명한 패션디자이너로 성공한 톰 포드와 입신양명의 길이 유사하다. (둘다 게이라는 점도 공통.) 신체적으로는 작고 통통할 뿐만 아니라 팔도  짧아서 그 열등감에 젊은 시절을 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이 짧은 팔이 지휘를 할 때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 명료하고 정확한 비팅으로 오케스트라를 통제하고 리드하는데 탁월한 기량을 보여줬다. 피아노 연주도 탁월한데 가수들 반주만 하기에는 아까울 정도.


# 라비니아 페스티벌 음악감독을 오랫동안 일하면서 시카고 교양악단과 많은 훌륭한 녹음을 남겼고, 비엔나 필하모닉의 자발성을 이끌어내는 연주를 리드하는 대목은 번스타인에 비견될 정도로, 가히 최고였다.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런던 교향악단, 나중에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과도 좋은 연주 및 녹음을 남겼다. 보스톤 교향악단 음악감독을 하면서 레코딩을 남기지 않은 것은 매우 흥미롭다.


# 레바인 레가시의 정점에는 물론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있다. 여기서 레바인은 뉴욕 음악계를 넘어 미국 고전음악 업계의 아이콘이 되었고 말러와 토스카니니에 비견되는 명성을 얻는 동시에 그 누구도 토를 달수 없는 절대군주의 입지로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모든 일을 좌지우지했다. 이러한 절대적 지위와 독선적 행동이 많은 적을 만들었고, 지휘자로서 수명을 거의 다해 힘빠진 상태에서 과거 스캔들이 터지면서 인생을 비참하게 마무리하고 있다. 병들어 죽어가는 사자가 하이에나 무리에 산채로 먹히면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이 연상된다.


# 한동안 레바인의 레코드를 듣지 않았는데 이것저것 뒤지면서 생각나는대로 몇장 사진을 찍어 보았다. 말러 교향곡, 바그너 오페라, 모차르트 실내악등을 오랜만에 들어보고 싶다. 이렇게 공공의 적이 되고 말았으니 사망하더라도 그의 레코딩 전집 세트는 아마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첫 사진으로 올려놓은 말러 6번 앨범 커버는 음악계에서 이름과 모습이 지워져 가는 레바인의 지금처지를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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