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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라이프

리뷰: Dr. Choi의 Test LP&CD

2018.10.17 03:21

이호영 조회 수: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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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최의 테스트 LP & CD

 

고백하고 후회한다. 소싯적 나는 VTA, SRA 등 아날로그 이론을 외우며 많은 LP 애호가들의 야코를 죽였다. 아날로그란 이론이 아니었음을 몰랐다. 카트리지를 달아 판 위에 올려 좋은 노래가 흘러나오면 그만인 것을 왜 그리 모질게 굴었는지!


여기 모진 사람 한명, 최윤욱이 테스트 LP를 들고 나름의 까칠함을 신고한다. 그런데 필자와 달리 성정이 온화해선지 자상하고 따스한 까칠함이다. 그 마음이 닿아서 리뷰를 자처했다. 접었던 이론을 다시 들었다는 말이다. 성급하게 말하자면, 테스트 LP가 판돌이 생활에 꼭 필요한 건 아니지만 따라가며 말만 잘 들으면 소리에는 도움을 준다. 친절한 닥터 최의 선물이다.


판을 보면 앞면에 세계 최초로 계측기 없이 CD를 이용 애지무스와 VTA 조절 가능을 비롯하여 여러 특징을 설명해 놓았다. 게이트 폴더 구조로 노란색 판을 중심으로 카트리지 세팅 도구를 디자인하였다. 들고 다녀도 있어 보이는 앨범재킷이다. 폴더를 열면 카트리지, 포노앰프, 마이크 및 아나운서의 사진이 나온다. 그리고 테스트 CD가 붙어있다. 고급스럽게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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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꺼내본다. 재킷만 보고 비틀즈의 <엘로우 서브마린>을 기대했건만 실망스럽게도 블랙비닐이다. 만약 노란색 테스트 앨범이었다면 머리칼을 노랗게 염색하라고 충고하려고 했지만 다행히 닥터 최는 보수적이었다.


요즘 출시되는 판의 대세는 180g이다. LP180g이다. 우리가 흔히 듣는 120g이나 그 보다 가볍고 얇은 판을 올리면 기껏 조절한 VTA가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 이 점은 생각을 못한 것 인가? , 치명적인 문제는 아니고, 그저 그렇다는 말이다.


까칠하던 예전과 달리 요즘은 카트리지를 달아 무게를 재보고 끝낸다. 고정되어있는 톤암에 규격에 맞는 카트리지를 쓰면 달리 할 일이 없어서다. 매트를 깔거나 카트리지 위치를 바꾸지 않는 한 애지무스나 VTA를 바꾸기 곤란하다. 고정된 톤암을 쓰는 게으름이다. 그래도 친절한 닥터 초이는 테스트 CD의 도움을 통해 이외의 문제들을 해결할 여러 방도를 제시한다. 예를 들자면 속지에 VTA로 생기는 배음의 크기 차이를 컬러 사진까지 곁들였다. 시비를 걸자면, 아무리 맞추어도 세상은 아스팔트 직선이 아닌 무척이나 길고 험한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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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면을 시작하면 좌우 확인과 극성테스트가 나온다. 어쩌면 이게 가장 중요해서 중요 테스트 반의 첫 번에 두는 것이리라. 좌우가 바뀌면 바이올린과 더블베이스 파트가 뒤집힌 엉뚱한 오케스트라를 들을 수 있어서다. 페이즈 테스트는 극성을 체크하는데, 바뀌면 소리가 멍청해진다. 가끔 한쪽은 맞고 한쪽이 아닐 경우도 있는데, 이러면 주파수 대역이 없어져버린다. 그냥 지나치기엔 너무 중요하다.


다음 트랙은 모든 테스트반이 다 하는 안티스케이팅이다. 별 다를 게 없다. ! 그런데 재미있는 부분은 이 판은 트랙과 트랙이 연결되어있다. 보통 다른 판은 한 트랙이 끝나면 직접 카트리지를 옮겨줘야 하는데 이 판은 아니다. 점수 올라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 테스트 반에서 가장 영감 넘치는 부분은 아마 애지무스 조절과 다음 VTA 부분 일 것이다. 여러 가지 자료를 취합하고 LP 골의 특성을 이용한 창의적인 부분이다. 트랙마다 자상한 머리가 굴러가는 소리가 들린다.


5번 트랙, 애지무스 1은 트랙에 여러 소리를 깊이를 달리하며 녹음을 한 것이다. 한쪽에 압력이 더 높으면 녹음된 다른 소리가 들린다. 애지무스 2번은 1번과 같은 원리로 하는 목소리를 사용해 차이를 만들었다. 이런 건 다른 테스트 LP에서도 있지만 이 판은 아름다운 아나운서의 목소리라 더 와 닿는다. 애지무스 3번은 한 쪽 트랙을 역상으로 녹음하였다. 두 스피커에서 반대의 소리가 나오게 만든 것으로 소음제거 이어폰과 같은 원리다. 상태가 완벽하면 볼륨을 올려도 소리가 거의 안 들린다. 애지무스가 안 맞아 한쪽 소리가 더 커지면 그 쪽 스피커에서 잡음이 들린다. 자상하게 고민하고 여러 방법을 잘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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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상과 친절의 끝판왕은 VTA 조절에 있다. 작은 3개의 사진을 칼라로 프린팅 하느라 몇 배의 제작비를 쏟아 부었을 것이다. 이 트랙은 반드시 CD를 먼저 듣고 소리를 기억했다가 LP 소리를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앞에서도 말했듯, 이 트랙과 관련해서 판이 너무 두껍다는 게 옥의 티다. 판 두께가 1mm 이상 차이가 나니 180gLP에서는 무방해도 우리가 주로 듣는 기본 앨범인 120g만 가도 VTA가 틀어지게 된다. 이러면 세팅 시 미리 톤암 축을 낮추어서 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상함과 자금투입에도 현실은 참혹하다. 도무지 이건 해결이 안 나는 문제라서다.


필자의 팁의로, 여기에 아주 쉬운 세팅의 방법이 있다. VTA란 결국 SRA인데 커팅머신의 바늘과 우리가 쓰는 바늘의 각도가 약간 다르다. 그리고 바늘은 무게높이에 따라 판에 닿는 힘과 면이 달라진다. 판이 돌면서 위아래로 움직이는 것을 연동운동이라고 한다. 어쩔 수 없는 물리적 현상이다. 이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VTA에서 뒤를 약 2mm올려주는 거다. 이 건 겨울과 여름에 따라지는데 겨울에는 습기가 줄고 판이 단단해지고 카트리지 내부의 스프링인 댐퍼도 딱딱해진다. 그래서 뒤를 1mm가량 더 올리는 것이 권하고 싶다. 이게 귀찮다면 유사한 효과를 주는 방법으로 카트리지 무게를 0.2~0.3g가량 더 올려주는 일이다. 바늘이 무거워지면 바늘 각도도 변한다. 어쨌건 이 트랙에서 닥터 최는 완벽주의자 같은 치열한 모습을 보여준다.


A면의 마지막은 카트리지 마모를 위한 트랙이다. 톤암의 오버행에 따라 소리 골의 닿는 면이 달라지는 데 착안한 것이다. 그런데 이 트랙은 다른 모습으로 설계했으면 더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이 든다. 카트리지 회사에서 나온 테스트 반을 보면 보통 1kHz에서 -3dB감쇠를 마모로 확인한다. 이 점을 착안하면 다른 재밌는 그림이 나오지 않았을까 한다.

 

B로 넘어가면 Old DECCAFFRR, 미국의 기준인 RIAA. Old Columbia의 커브를 각기 같은 곡으로 예시하고 있다. 이 트랙은 카트리지 세팅과 상관이 없다. 게다가 노래가 별루라서 세곡을 모두 듣는 건 고역이다. 이렇게 커브가 다른 판은 옛날 모노 LP에서나 가능하기에 만나기는 쉽지 않고, 만약 판이 그렇다면 이런 커브를 재생해 줄 포노앰프가 없다면 도루묵이다. 그래서 쓸데없다고 한 것이다. 차라리 소중한 LP의 트랙은 다른 부분에 할애하고 시간적 여유가 많은 CD에 참고사항 정도로 담았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이 점으로 보자면 닥터 최에게 자상함은 병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커브 조정이 되는 포노앰프를 가진 사람이라면 커브 조정을 하면 3곡이 비슷하게 소리가 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이걸 노린 것이 아닌가 싶다.

 

13은 소리골이 없는 안티스케이팅이다. 위 아래로 내려서 딴 곳으로 착륙하면 틀어진 것이다. 특별히 덧붙일 말이 없는 트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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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테스트 앨범과 Dr. Choi의 테스트 LP. 이들 가운데 HiFi News와 Cadas가 각광받는 앨범이다.


14번은 모노카트리지 테스트용 트랙이다. 모노 카트리지는 수평의 신호만 읽을 수 있다. 따라서 수직 신호만 넣은 이 트랙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아야한다는 것이다. 음악이 바뀌어도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은 동일하다. 눈은 소리를 보지 못하듯 모노 카트리지는 수직신호를 읽지 못한다. 그런데 만약 소리가 난다면? 모노 바늘이 스테레오 바늘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닳아서 맛이 간 것이다. 아니면 애꿎은 애지무스나 오버행 탓이다.


15-16번은 공진 테스트다. 이 판에서 가장 아쉬운 트랙이기도 하다. 앞에 그저 그런 노래 빼고 이 부분을 늘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상당히 중요한 부분임에도 속지의 설명도 좀 허접하고 옆의 표를 보는 방법도 자세한 설명이 없다. 이런 설명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자상한 닥터 최답지 않아 실망이다. 간단히 말하면 이 부분이 바로 톤암과 카트리지 궁합의 결정판이다. 톤암이 아무리 좋아도 카트리지와 궁합이 안 맞으면 돌다가 튀어 날아간다는 뜻이다. 복잡한 설명은 언젠가 누군가 자상한 다른 분에게 맡기도록 한다.


마지막 17. 이 트랙도 무지하게 아쉬운 부분이다. 앞부분에 의미 없는 노래 반복 x3 빼고 이걸 늘렸어야 한다. 속지에는 카트리지 길들이기와 디마그네타이징 용도라고 말하고 있다. 이걸로 카트리지가 길들여지고 디마그네타이징이 된다면 대한민국 만세다. 이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인 테스트 반은 아마도 카다스에서 나온 <프리퀀시 스윕Frequency Sweep>일 것이다. 이 판에서는 화이트노이즈뿐 아니라 초저역에서 초고역까지 왔다 갔다를 몇 번 한다. 달리 말해 이 트랙 너무 짧고 성의 없다.


지금껏 사용법과 간단한 리뷰를 해 보았다. 조금 늦었지만 수고하셨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이 판은 우리나라서 나오기 힘들 판이자 빛나는 아이디어가 깨알같이 빛난다. 처음에 마장에서 찍었다기에 속으로 헉! 하는 당혹감이 들며 궁시렁 거렸지만 사운드 트리에서 믹싱과 마스터링을 하고 커팅을 미국서 해서인지 내용이 충실하다. 친절하고 자상한 닥터 최가 일을 낸 것이 틀림없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고민과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아름다운 테스트반이다. 첫술이지만 이 정도면 상당히 배부르다.

평가. ★★★★☆

 

p.s. 자상이 놓친 또 하나. 슬리브 속 깊숙한 곳에 바늘 위치를 잡는 프로트랙터가 있다. 떨어져 못 보았으면 어디 쓰레기통에서 영면할 수 도 있었다. 이런 건 앞에다 써 놔줘야 하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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