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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라이프

최고의 명반 명연주.

2019.02.19 17:00

이정균 조회 수:639

오늘 서울에는 아침부터 흐리고 눈이 내립니다.

겨울도 막바지에 다다른 듯합니다.  정월 대보름. 어릴적 동네를 돌아다니며 오곡밥과 나물을 얻어 친구들과 함께 먹던 풍습이 생각납니다. 감상에 젖어 간만에 신세계 교향곡을 들었습니다. 데이빗 성준박. 베를린 신포니에타. 감동적입니다. 음표 하나하나가 살아서 가슴에 와 닿습니다. 고요한 적막인가 하면 휘몰아 치는 폭풍이기도 하고 절절한 슬픔인가하면 경쾌한 희망이기도 합니다. 들을 때마다 새롭고 온 몸의 털이 곤두서며 소름이 돋는 듯한 가슴벅찬 희열을 느낍니다. 연주자별로 이 곡을 5~6개 갖고 있지만 그 어떤 판도 내게 이런 감동을 주지는 못합니다. 지휘자의 능력이 좋은 것인지 오디오가이의 녹음 능력이 좋은 것인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갑자기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왜 명반 명기는 거의 다 오래된 과거의 작품에만 해당되는지? 오디오에서도 초기형을 넘어 극초기 형이 최고의 명기로 대접받는 일이 많습니다. 분명 기술이 진보했음에도. 70년대에 미국의 유력한 신문에서 당시에 한창 왕성한 활동을 하던 신예 아티스트(예를 들어 정경화 같은)를 평가하여 기예는 거장들보다 더 뛰어날지 모르지만 신예들의 연주에는 혼이나 철학이 없다고 평가했다던 기사를 전한 국내 신문 기사를 본적이 있습니다.


 아이유, 이선희와 같은 요즘의 젊은 가수들의 노래를 듣다가 김세레나, 이미자 같은 옛날 가수들의 노래를 들어보면 너무나 비교가 됩니다.   이미자가 한 때 엘리지의 여왕이라고 칭송되었지만 옛날 음반을 지금 들어보면 따분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김세레나는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제가 보기에 적어도  가창력에서만큼은 아이유나 이선희 또는 요즘의 아이돌 가수에 비교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살아 있는 기성으로 불렸던 오청원의 바둑 실력은 전성기 때일지라도 요즘의 웬만한 고수들에게 상대도 안될거라고 생각합니다.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를 읽고 나서 받은 충격은 외람되지만, 과거에 명작이라던 소설들이 얼마나 시시하게 느껴지던지 모릅니다. 역사 연구에 흥미가 있어 과거에 이덕일의 책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습니다. 강단 사학에서 이덕일 류의 주장을 비판하기 위해서 젊은 사학자들이 공동으로 '한국고대사와 사이비역사학', '욕망 너머의 한국 고대사'라는 책을 내서 읽어 보았습니다. 저자들이 대학원 박사과정 정도의 소장 학자들인데 지금까지의 우리 역사의 연구 성과를 주제별로 소개하며 이덕일 류의 주장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내용을 읽어 보면서 현재의 연구 결과가 옛날의 연구나 학설보다 얼마나 수준 높게 진보했는지 놀라움을 금치 못하였습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사회는 과학 문학 예술 등 전 분야에 거쳐서 지속적으로 놀랍게 발전하고 있다라는 것입니다. 음악, 오디오 소리 감상이 각자의 주관에 따라 좋은 대로 듣는 것이고 다수의 사람들이 소위 명반, 명기라고 하니 가격도 오르는 것이겠지만, 요즘의 젊은 연주가들이 치열하게 과거의 연주를 연구하고 거기에 아주 작은 자기만의 세계를 하나 더 얹어서 작품을 만들어 세상에 내어놓은 것이라면 그것이 과거의 명반, 명기를 능가하는 것이 아닐까요?  젊은 연주자 무명 신예의 연주에는 혼이 없다. 철학이 없다? 글쎄요....... 혼이 없고 철학이 없는 작품인데 파도처럼 밀려오는 감동은 무엇일까요? 


국내 독주자들의 음반은 꽤 갖고 있지만 오케스트라 지휘는 데이빗 성준박. 베를린신포니에타 드볼작 신세계와 성시연 경기필 말러5번을 갖고 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제겐 이 두 음반은 명성이 자자한 과거의 그 어떤 거장들의 명연주 명반에도 견줄 수 없는 최고의 명반입니다. 


이상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을 그냥 두서없이 떠오르는 대로 적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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